지구 반대편에서 동시에 시작되는 새해 이야기
- 한스 딜리버리

- 1일 전
- 2분 분량
브라질 카니발 이야기, 그리고 설날이 겹치는 이유
2월이 되면 브라질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거리엔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화려한 의상을 준비하며, 도시는 점점 더 뜨거워집니다.
바로 브라질 최대 축제, 삼바 카니발(Samba Carnaval) 때문입니다.

삼바 카니발의 시작은 어디에서 왔을까?
많은 분들이 브라질 고유의 축제라고 생각하지만, 카니발의 뿌리는 유럽 가톨릭 문화에서 시작됩니다. 카니발은 사순절(Lent) 직전에 열리는 축제입니다. 사순절은 부활절 전 40일 동안 절제와 금식을 하는 기간인데, 그 전에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기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카니발이었습니다.
‘Carne Vale’라는 라틴어 표현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데, 이는 ‘고기를 끊는다’는 뜻입니다. 즉, 금식 전에 마지막으로 즐기는 축제였던 셈이죠.
이 전통이 포르투갈을 통해 브라질로 전해졌고, 아프리카계 문화와 원주민 문화가 섞이면서 지금의 화려한 삼바 카니발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 가장 유명한 카니발은 단연 Rio de Janeiro입니다.
삼바 학교들이 1년 내내 준비한 퍼레이드를 펼치는 삼보드로무(Sambódromo)는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하지만 카니발은 리우만의 것이 아닙니다.

Salvador에서는 대형 트리오 엘레트리코(Trio Elétrico)가 도심을 달리며 축제를 이끌고 Olinda에서는 거리 퍼레이드가 더 자유롭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브라질 전역이 거대한 무대가 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왜 설날과 날짜가 겹칠까?
한국의 설날은 음력 1월 1일입니다.
매년 날짜가 조금씩 달라지죠. 카니발 역시 고정된 날짜가 아닙니다.
부활절 날짜에 따라 매년 변합니다. 부활절은 춘분 이후 첫 보름달 다음 일요일로 정해지기 때문에, 카니발도 2월 중순에서 3월 초 사이를 오가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해에는 (올해처럼) 설날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열리기도 합니다.
가끔은 한국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나누는 시기에,
브라질에서는 “Boa folia!”(보아 폴리아! 즐거운 축제 되세요!)라고 외치고 있는 셈이죠.
지구 반대편이지만, 묘하게 같은 시기에 사람들은 새 출발의 에너지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브라질 역사 속, 카니발의 재미난 이야기들

1. 한때는 ‘물싸움 축제’였다?
19세기 브라질 카니발은 지금처럼 세련된 퍼레이드가 아니었습니다.
‘엔트루두(Entrudo)’라고 불렸는데, 사람들에게 물이나 밀가루, 심지어는 향이 강한 액체를 던지며 노는 다소 거친 축제였습니다.
너무 과격해져서 정부가 금지하려 했지만, 사람들의 열정은 쉽게 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지금의 음악과 퍼레이드 중심의 축제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2. 독재 정권 시절에도 멈추지 않았던 축제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이어진 군사정권 시절, 브라질은 정치적으로 매우 긴장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카니발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삼바 학교들은 퍼레이드 주제 속에 사회 풍자와 은유를 숨겨 표현했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한 축제였지만, 그 안에는 자유를 향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던 것이죠.
카니발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브라질 사람들의 정체성과 표현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3. 비가 와도, 경제가 어려워도, 카니발은 열린다
브라질은 경제 위기와 정치적 혼란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카니발은 거의 매년 열렸습니다.
“삶이 힘들수록 더 크게 노래한다”는 말처럼, 카니발은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버티게 해주는 에너지의 원천이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카니발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 같은 날입니다.
한국의 설날과 닮은 점
설날은 가족이 모이고, 한 해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날입니다.
카니발은 친구와 이웃이 모여 음악과 춤으로 에너지를 나누는 날입니다.
형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입니다.
한쪽에서는 떡국을 먹고,
다른 한쪽에서는 삼바를 춥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바람을 가집니다.
올해는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더 잘 되기를.

브라질에서 전하는 새해 인사
저희는 브라질 현지에서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좋은 물건들을 한국으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활기찬 에너지처럼, 여러분의 한 해도 힘차게 흘러가길 바랍니다.
카니발의 리듬처럼 즐겁고,
설날의 인사처럼 따뜻한 한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eliz Ano Novo Lunar.
E que este ano venha com muita alegria, saúde e prosperidade.
브라질의 태양과 삼바의 리듬을 담아,
여러분께 좋은 기운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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