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한국은 조기대선, 브라질은… 셀카 찍듯 투표한다고요?



 2025년 6월 3일, 대한민국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맞이합니다. 국민의 한 표, 한 표가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죠. 그런데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는 ‘투표’가 조금 다릅니다. 아니, 많이 다릅니다. 이번 기회에 브라질의 선거제도에 대해 살짝 들여다볼까요?

브라질 전자투표기

 1. “투표는 셀카처럼 빠르게!” – 전자투표의 천국

브라질 사람들은 투표할 때 종이? 도장? 전혀 안 씁니다. 대신 투표용 전자기기(Urna eletrônica) 앞에 서서 숫자 버튼을 꾹꾹 누릅니다. 후보 번호만 정확히 기억하면, 투표는 1분도 안 걸려요. 이름 쓰고 도장 찍고 봉투에 넣고… 이런 거 없습니다.

“근데 전자기기면 해킹 당하는 거 아냐?” 하실 수 있는데, 브라질은 1996년부터 이 시스템을 써왔고, 해킹 시도는 많았지만 성공한 적은 없습니다. 디지털에 진심인 브라질, 의외죠?

2. “너 안 찍으면 벌금이야!” – 의무투표의 나라

브라질에서는 투표가 ‘의무’입니다. 만 18세 이상 70세 미만 시민은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을 내야 해요. 물론 금액은 약 3.5헤알(한화로 약 1천 원), 요즘 커피 한 잔 값보다 낮긴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거죠: “무단 결석이 누적되면 여권 갱신, 공공기관 취업, 학교 등록도 불가능!”

헉, 진짜 무섭죠? 이러니 브라질에서는 비 오는 날에도 슬리퍼 신고 투표소에 달려갑니다. 나라사랑 + 벌금 회피 = 80% 넘는 투표율의 비결!

아.. 그리고 브라질에서는 선거가 있는 전날 밤부터 선거 당일 밤까지 술 판매를 금지하는 지역적 조치를 흔히 "Lei seca"라고 부릅니다. 이는 선거 당일에 음주로 인한 폭력, 혼란, 질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 주(state) 또는 시(município) 정부 재량으로 시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대부분의 경우 밤 10시~익일 저녁 6시 사이 술 판매 금지

• 위반 시 바, 레스토랑, 슈퍼마켓 등이 벌금이나 영업 정지 등의 처벌을 받습니다

3. 대통령은 두 바퀴를 돌아야…?

브라질 대통령 선거는 한국처럼 한 방에 끝나지 않습니다. 후보가 과반을 못 넘기면? 결선투표(segundo turno) 갑니다! 1, 2위 후보만 남겨두고 다시 붙는 거죠.

이 제도 덕분에 브라질에서는 대선이 두 번의 월드컵처럼 벌어지기도 합니다. 1차 투표 날엔 삼바 음악, 2차 투표 날엔 정치 토론 열기! (가끔은 후보끼리 티셔츠 컬러로 응원전도 벌입니다. 축구 대표팀 응원하는 줄!)

4. 투표소는 어디? 학교, 교회, 심지어 쇼핑몰

투표소는 주로 학교나 교회, 공공기관에 마련되지만, 간혹 도시에따라 공간이 없다면 쇼핑몰 안에도 마련되곤 합니다. 이런 도시에서는 투표하고 아이스크림 먹고 쇼핑도 가능! 이렇게 투표를 ‘일상 속의 이벤트’로 만드는 마법이 바로 브라질 스타일이죠.

 5. 후보 홍보도 브라질스럽게

브라질 선거철이 되면 거리에 갑자기 사람 모양의 종이 입간판이 우르르 생깁니다. 자동차 위에는 확성기 달린 후보 트럭이 “12345! 펠리페 후보를!” 외치며 지나가요. 라디오 방송에서도, 텔레비전에서도 후보들이 직접 출연해 자기 PR을 하죠.

한국이 조용한 TV 토론 위주라면, 브라질은 거의 정치 뮤지컬 수준입니다.

마무리: 생각보다 진지한 브라질 투표 이야기

브라질의 선거제도는 겉보기엔 유쾌하고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국민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게 만드는 강력한 구조입니다. 의무투표, 빠른 전자시스템, 결선투표, 적극적인 홍보… 어느 하나도 허술하지 않죠.

6월 3일, 한국의 유권자 여러분도 여러분의 ‘한 표’로 역사를 써 내려가시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다음 투표 때는 브라질처럼 "한 손엔 투표, 한 손엔 아이스크림"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