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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2026 1차 투표, 왜 3300만명은 투표하지 않았을까?

1시간 전
4분 분량



브라질 대선 1차 투표, 3천3백만명이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2차 선거에서 진짜 승자는 누가 될까요?


2026년 브라질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끝났습니다, 결과만 보면 조금 의외입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던 Lula와 Flávio Bolsonaro의 대결에서 Flávio가 47.03%, Lula가 45.16%를 얻어 Flávio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Flávio가 약 5,610만 표, Lula가 약 5,388만 표. 차이는 약 222만 표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선거에서 이 숫자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있습니다.

전체 유권자 약 1억 5,870만 명 가운데 21.08%가 투표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3,347만 명입니다.


브라질에서는 이것을 abstenção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그냥 투표하러 오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반면 투표소에 와서 백지로 투표한 voto em branco는 약 230만 표, 무효표 voto nulo는 약 367만 표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선거를 단순히 “Flávio가 Lula보다 222만 표를 더 받았다.” 라고만 보시고 계신면 안됩니다. 이 3,300만 명의 투표 불참과 기존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이번 선거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지역별로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Lula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은 역시 Nordeste입니다.

이번에도 Lula는 Nordeste 9개 주에서 2,149만 표, 63.77%를 얻었습니다.

Flávio는 1,040만 표, 30.85%였습니다.

아직도 차이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2022년 Jair Bolsonaro와 비교하면 변화가 보입니다.

당시 Jair Bolsonaro는 Nordeste에서 약 879만 표, 26.97%를 얻었는데, 이번 Flávio는 1,040만 표, 30.85%를 얻었습니다. 아버지보다 161만 표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9개 주 모두에서 2022년 아버지보다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Lula가 여전히 Nordeste에서 압도적이지만, Bolsonaro 진영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지역에서 표가 늘어난 것은 분명 눈여겨볼 만한 변화입니다. 반대로 São Paulo에서는 차이가 훨씬 컸습니다.

Flávio 51.93%, Lula 38.20%. 표로는 약 342만 표 차이입니다.

Minas Gerais, Rio de Janeiro, Espírito Santo에서도 Flávio가 앞섰습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Nordeste에서는 Lula가 크게 앞서고,

Sudeste와 Sul, Centro-Oeste에서는 Flávio가 강한

지역별 정치 지형이 상당히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경제가 나쁜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결과를 단순히

“브라질 경제가 나빠서 Lula가 고전했다.” 라고 설명하기에는 숫자가 조금 애매합니다.

실업률은 5%대까지 내려왔고 소득도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가계부채와 연체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고 기준금리 Selic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거시경제 지표와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는 생활비 부담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겁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고용이 좋아졌고 소득도 올랐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데 왜 나는 아직도 생활이 이렇게 힘들지?”

가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선거에서는 결국 통계보다 체감이 더 크게 작용할 때가 있습니다.

Lula에게 더 큰 문제는 '변화'였을지도

Lula 정부의 경제지표가 모두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용이나 소득, 빈곤 관련 지표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팽팽합니다.

PoderData에서는 Lula 개인에 대한 긍정 평가가 43%, 부정 평가가 49%였고, 정부 전체도 긍정 44%, 부정 49%였습니다. CNT/MDA 조사에서도 정부 긍정 47.4%, 부정 49.2%로 비슷했습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단순히 “경제가 좋으냐 나쁘냐” 만의 선거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브라질에서 오래 살다 보면 정치 이야기가 참 피곤할 때가 있습니다.

Lula냐 Bolsonaro냐, PT냐 반PT냐, STF(브라질 연방대법원)냐 반STF냐...

몇 년째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둘 다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STF (브라질 연방대법원) 문제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STF를 둘러싼 갈등입니다.

특히 Alexandre de Moraes (브라질 연방 대법관)을 비롯한 사법부의 정치적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고, 이런 문제에 대한 불만이 Bolsonaro 지지층을 넘어 일부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Flávio 역시 경제 문제뿐 아니라 사법부와 정치 권력의 관계를 선거의 주요 메시지로 활용했습니다.

이것이 실제로 몇 표를 움직였는지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지만, 경제만으로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Lula 대통령이 직접 bets(온라인 도박·스포츠 베팅)를 전면 금지하는 MP(임시조치)에 서명했습니다. 가계부채와 도박 중독 문제를 이유로 들었는데, 불과 3년 전인 2023년에 Lula 정부가 bets를 합법적으로 승인하고 규제하기 시작했던 터라 상당히 큰 정책 전환입니다. (선거전 태세전환?)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하필 대선을 열흘 앞두고 대통령이 직접 승인한 것을 보니 “왜 하필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ㅎㅎ 

그런데 3,300만 명은 누구일까?

결국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3,347만 명.


1차 투표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전부 Lula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Flávio를 지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두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일 때문에 못 간 사람, 여행을 간 사람, 그냥 투표 자체를 귀찮아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들을 어느 한 후보의 “숨은 표”라고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10월 25일 2차 투표에는 다시 투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차에 나오지 않았다고 2차 투표를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두 후보 모두 1차에서 탈락한 후보의 표뿐 아니라 투표소에 나오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다시 끌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2차 투표는 완전히 다른 선거가 됐습니다

1차에서 Flávio가 약 222만 표 앞섰지만, 이것만으로 2차 결과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1차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표도 약 900만 표가 넘고, 무엇보다 3,300만 명이 아직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Caiado와 Zema가 Flávio 지지를 선언하는 등 후보 간 연대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시장의 반응입니다.


1차 투표 다음 날 Bovespa는 7.7%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브라질 헤알화도 크게 강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서는 Flávio의 1차 선전과 PL의 의회 세력 확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2차 선거 결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와 시장은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대통령만큼 중요한 것이 국회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의외로 중요한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국회입니다.

2027년부터 PL (Jair Bolsonaro와 그의 가족·지지 세력의 핵심 정당)은 하원 513석 가운데 121석을 확보해 1986년 이후 가장 큰 단일 정당 의석을 갖게 됐습니다.

우파 전체로 보면 303석, 약 59%입니다. 그렇다고 PL이 혼자 과반을 차지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어느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결국 다른 정당, 특히 Centrão (의회 내 중도·중도우파 성향의 정치 연합)과 협상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선거는 대통령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브라질 정치의 힘의 균형 자체가 움직이고 있는 선거이기도 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3,300만 명입니다

1차 투표 결과만 놓고 보면 Flávio가 먼저 앞서 나갔습니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는 다시 처음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중도층은 어디로 갈지,

1차 탈락 후보들의 표는 얼마나 이동할지,

그리고 무엇보다 3,300만 명 가운데 몇 명이 다시 투표장으로 나올지.

이 세 가지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단순히 “누가 더 많은 표를 얻느냐” 뿐만 아니라

“누가 자기 지지자들을 실제 투표장까지 데려오느냐” 도 중요한 선거가 됐습니다.


10월 25일.

그날 밤이 되어야 알 수 있겠죠.

1차 투표에 나오지 않았던 3,300만 명 중 과연 몇 명이 2차 투표에는 다시 투표장으로 돌아올까?

어쩌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이 사람들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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