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처럼 다시 날아오른 플라멩고: 몰락과 부활의 드라마
- 한스 딜리버리

- 10월 9일
- 3분 분량

오늘은 브라질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다시 태어난 Flamengo 축구팀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브라질에 왔을때 플라멩고 축구팀이 브라질 제일 큰 규모의 응원단을 갖고 있다는데 당시 플라멩고팀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때라.. 도대체 왜 팬덤이 가장 크다는지 이해가 되질 않을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완전 이야기가 틀리지만요
Rubro-Negro(후브로 네그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플라멩고(Clube de Regatas do Flamengo)는 브라질에서 단순한 축구 클럽이 아닙니다. 브라질 전역에서 약 4천만 명 이상이 응원하는, 말 그대로 “국민 팀”입니다. 붉고 검은 유니폼은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에서부터 아마존의 작은 마을까지 어디서나 발견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거의 20년간 플라멩고의 내면은 깊은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스타 영입, 정치인들의 개입, 방만한 운영, 그리고 무책임한 회계는 클럽의 재정을 파탄으로 몰았고 선수들에게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일은 일상이 되버렸으며 클럽 본부에는 채권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2000년대 말, 플라멩고의 부채는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고, “브라질 최대의 팬덤을 가진 클럽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습니다.

2009년 플라멩고의 브라질 리그 우승은 기적 같은 순간이었지만, 그것은 한순간의 불꽃에 불과했습니다. 2010년대 초반, 재정 상태는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고. 빚은 총 7억 헤알(당시 약 3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자 비용만으로도 클럽이 버거워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플라멩고를 사랑하는 팬들이 직접 클럽을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실제 평생 플라멩고 팬이었던 금융인과 전문가들이 모여, 클럽 운영진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그들은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플라멩고를 살려내는 것이었습니다.

에두아르도 반데이라 데 멜루 (현 연방 하원의원)
팬 출신 경영진, 개혁을 시작하다
2013년, 플라멩고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찾아오게 되는데 바로 은행원 출신의 에두아르두 반데이라 데 멜루(Eduardo Bandeira de Mello)의 클럽 회장으로 당선이었습니다, 그는 평생 플라멩고를 사랑해온 열혈 팬이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이 팀은 끝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와 함께한 경영진 역시 모두 플라멩고 열혈 팬들이었으며 - 호드리구 타바레스(Rodrigo Tavares) – 재무 담당 부회장. 금융 전문가로서 빚의 구조조정과 채무 협상에 앞장섰고 클라우디오 프라코브니키(Cláudio Pracownik) – 마케팅·행정 책임자. 팬 회원제(소시오-토르세도르)와 티켓 판매 시스템을 현대화하여 클럽에 안정적 캐시플로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들은 “스타 선수보다 시스템, 인기보다 지속 가능성”을 모토로 내세웠고 단기적 화려함보다 장기적 생존을 택했습니다. 팬들은 초기엔 불만을 품었지만, 점차 그들이 진심으로 클럽을 살리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전폭 지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재정 정상화와 새로운 길
반델레 회장 체제의 운영진은 철저히 재정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고, 유소년 육성에 투자하며, 스폰서십을 장기 계약으로 전환했습니다. 또한 투명한 회계를 도입해 플라멩고를 ‘빚쟁이 클럽’에서 ‘브라질의 모범 클럽’으로 면모를 전환하게 됩니다.
특히 팬들의 플라멩고 살리기에 대한 동참과 참여는 부활에 결정적이었습니다. 회원권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경기장 수익과 굿즈 판매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브라질에서 가장 거대한 팬덤이, 단순한 응원이 그친것이 아니라 실제 “구명줄”이 되어준 것입니다.

2019년, 플라멩고는 마침내 그 노력의 결실을 거두게 됩니다. 호돌포 란딤(Rodolfo Landim)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축구 부문 부회장인 마르코 브라스(Marcos Braz)의 주도로 가브리엘 바르보사(가비골), 아라스카에타 같은 스타 선수들이 합류했고 그해 플라멩고는 브라질 리그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를 동시에 제패하게되는데 특히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에서 가비골이 후반 막판 두 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거둔 순간은, 플라멩고 부활의 절정을 상징합니다. 과거 빚더미에 허덕이던 클럽이, 이제는 남미 최강으로 우뚝 서게 된것이죠.

플라멩고의 이야기는 단순한 축구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열정과 책임, 그리고 팬들의 힘이 만들어낸 드라마입니다. 파산 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사랑하는 팀을 지키기 위해, 평생 플라멩고팬이었던 전문가들이 직접 경영을 맡았고 그들의 헌신과 혁신은 브라질 축구사뿐이 아닌 세계사에서도 가장 극적인 회생 스토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스타 영입과 우승의 영광 뒤에는, 팬으로서 클럽을 사랑한 사람들이 있어 플라멩고는 불사조처럼 불길 속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었으며, 지금 플라멩고의 붉고 검은 (Rubro-Negro) 깃발은 다시 남미 대륙의 정상에서 힘차게 휘날리고 있습니다.
플라멩고처럼 브라질이란 잠자는 거인을 깨울 리더가 빨리 나타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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